<테크네-인문/테크 프로그램 개발> 연구팀, 동아대 링크 플러스 사업단, 학부생 프로그램 참여 피드백 노트연구모임 아프콤(off-com) 월례발표(2) 회로들 속에서 : 미디어, 세대, 정체성




'원래 그러함'의 그렇지 않음에 대하여




박채린






1. 페미회로 우리도 우리가 누군지 몰라요- 확정되지 않는 다양성의 정체성

 

대한민국의 페미니즘은 시대의 흐름 속에서 언제나 얼굴을 들이밀었다가 곧 사라지곤 했다. 근대의 나혜석을 비롯한 페미니스트 여성 예술가들은 이상한 여자취급을 받으면서 사회에서 배제되었다. 그리고 페미니즘 또한 자취를 감추었다. 시간이 지나 조선이 대한민국으로 바뀌고, 날이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는 일상화 된 혐오발화의 세상에서, 물 밑에 잠겨있던 페미니즘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SNS(Social Network Service)에서 페미니즘 담론이 형성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소위 말하는 강남역 10번출구 살인사건을 통해 그간 문제시 되지 않았던,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페미니즘적 문제상황들이 폭발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에 예술계, 문단계의 성폭행을 고발하는 해시태그운동이 일어나면서 원래 그쪽은 그래원래 그러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가해자들의 처벌을 촉구하고자 하였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된 책이 서점의 베스트셀러에 놓이고, 여러 페미니스트 단체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학에서도 적은 수이지만 여성학과 페미니즘을 다루는 수업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자신이 편한 방법으로 페미니스트를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취약점이 있다면, 상황의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하는 것과 지나친 정보의 중앙집중적인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

KAIST, UNIST, DGIST, POSTECH, GIST로 이루어진 이공계 특성화 대학은 그 위치가 지방, 그 속에서도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서 각 학교 간의 교류가 힘들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인터넷밖에 없으며, 남녀 성비가 약 3:1이라는 이공계라는 학문적 특성 때문에 여성학 관련된 수업이 거의 형성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책과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페미니즘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끊임없이 공부해야하는 학문의 영역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진입하기도, 그 속에서 한 걸음 나아가기도 힘이 부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특수한 환경 속에서 페미회로라는 단체가 만들어졌다. 이공계의 실력중심주의에 가려진, 그리고 개별의 문제로 환원되어버리는 수많은 젠더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림으로써 또 다른 원래 그러함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공계 특성화 대학 연합의 페미회로는 인터뷰 프로젝트, 북 큐레이션, 이공계 내 성차별 아카이빙 프로젝트 등 다양한 방면의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그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한 개의 확정된 흐름이 아닌 여러 개의 흐름을 가지고 하나의 커다란 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 확정되지 않은 다양성으로 추구할 수 있는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직면하고 헤쳐나가야 하는 과제는 많지만, 그들이 스스로 취약점을 분석하여 찾아내고 그것을 보안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에 있어서, 쉽게 생기고 사라져버렸던 여타 다른 페미니즘 단체들과의 차이점으로 둘 수 있다.

 

2. 폐쇠회로 Tv키즈 CCTV공시족- 죽어버린 공부의 거대화

 

날이 갈수록 사람들은 개개인의 삶을 보안이라는 명목하의 더욱 세밀하고 정확한 감시 속에 두고자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사생활을 보호하고자 하는 욕구 또한 충족시키기 위해서 엄격한 출입보안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는 현재 청년을 비롯한 다양한 연령층들이 대거 집중되어있는 공무원 시험 시스템 속에 파고들어서,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통해 다른 업종의 기업이 이윤을 취하는 기이한 시스템을 형성시켰다. 아무리 좋은 명문대를 나와도 결국에는 공무원을 준비하는 길로 들어서는 청년, 점점 낮아지는 퇴직의 나이에 제 2의 안정적인 직장을 준비하려는 중장년층 등 공무원 시장은 포화상태를 넘어서 이미 폭발의 상태에 도달해있다. 이러한 상황은 개개인의 합격에 대한 불안함과 걱정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고 더욱 자신을 절제하고 통제하고자 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자신의 생활을 감시체제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말장난을 가장한 합격자 쳐내기가 만발하는 흐름 속에서 공시생들은 닭장 같은 한 칸의 책상에 앉아 하루의 대부분을 사각형의 전자화면, 사각형의 책만 보면서 지내는 것이다.

커질대로 커져버린 공무원 시장의 악순환은 묶여있는 청년들의 엄청난 기회비용만을 보고서 한 번에 끊어내기도, 어떠한 방안을 내세우기도 어정쩡한 상황에 놓여버렸다. 불안정해지는 사회에서 안정적인 것을 찾고자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다른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과포화의 상태는 대체할 길을 만들어 낼 새도 없이 폭발해버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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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기 전에는 딱딱한 분위기에서 발표를 하는 형식인줄 알고 있었는데, 막상 시작을 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주고받는 분위기여서 놀람 반, 안심 반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다루는 주제들은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들이어서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우리가 직면해 있는 다양한 상황들에 대해서 한번 더, 그리고 또 한번 더 고민을 하게 됩니다. 만약 학교 수업에서 이러한 주제들을 다룬다면 현재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상황을 정확하게 직시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지만, 현실을 제시하고 그것에 대한 나아갈 길을 약간이나마 같이 모색해 나가는 방향으로 흐름을 정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미래는 주체적으로 찾아가야 함이 맞지만, 희미한 가이드 라인 조차 없는 여백의 상태에서 자신의 길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공계열의 페미니즘 수업은 그 특수성을 바탕으로 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원래 그러함이라는 생각이 깊게 박혀있는만큼, 그것이 왜 원래 그런것이 아닌가 라는 것을 끊임없이 되풀이하여 언급해야 할 것입니다.

즐겁고 신선하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음 번 만남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연구모임 아프콤(off-com) 월례발표(2) 

회로들 속에서 : 미디어, 세대, 정체성

2017년 8월 18일_부산





페미니즘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있을까 싶을정도로 분야를 막론하고 페미니즘이 붐이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역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페미회로>는 과학기술계 내의 페미니즘 운동을 하고 있는 모임이다. 결성 초기엔 페미니즘과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이유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이 생활하고 있는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이 공통적으로 ‘과학을 한다는 것의 정체성이 너무 강한 공간’이어서 대개 ‘실력으로 인정 받으면 된다’는 논리가 절대적으로 발휘되는 탓에 젠더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한다. 더군다나 이공계 내의 성차별 사례들을 모으지 않으면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전달하고 증명하기가 너무 어려웠기에 연합을 통해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의 구조가 내부적으로 워낙 조밀하게 나뉘어져 있고(실험실, 분반, 동아리 등) 소문이 너무 빨리 퍼지며(‘쟤 매갈이라던데?’) 페미니스트로 오인 받지 않게 일반인 코스프레를 해야 하는 형편이어서 연대가 무척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사회적인 페미니즘과 젠더 이슈가 과학기술계의 상황과 잘 어울리지 않은 형편과 넷페미의 논의 중심으로 들어갈 수 없는 조직적인 조건 또한 있었던 터라 <페미회로>의 활동이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쯤으로 오해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슈파이팅이나 이슈메이킹보다 시급한 이공계 내의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하는 방식이 주류 페미니즘 진영의 중요 이슈와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고민은 발표 현장에서 현재 페미니즘 운동의 특징과 문제들에 대한 논의에 이르기까지 무척 많은 의견들을 이끌어내었다.


지역 이공계 특성화 대학에 여성학 관련 수업 및 세미나를 접하기 어려운 형편과 불균형한 성비. KAIST 마고, POSTECH 포스텍 페미니즘, UNUST 오프코르셋 등 지역의 과학특성화대학에서 페미니즘 운동이 조직적 움직임과 연대를 모색하게 된 것은 2015~2016년에 불거진 SNS 상의 페미니즘 담론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어디에서 누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각각의 지역이 달랐던 탓에 연락을 취하는 데만 두 달이 걸렸다고 한다. <페미회로>의 회의 및 기획이 주로 온라인 공간을 활용하는 것은 지역 간 거리 차이와 구성원 절반이 대학원생이어서 실험 일정 때문에 오프라인이 주가 되면 오히려 활동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악한 여건 속에서 활동을 하는동안 내부적으로 공유하는 몇 가지 원칙을 세울 수 있었다. 주요 활동 무대와 형식이 온라인이긴 해도 SNS 상의 광역 연결이 꼭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수 있고 오프라인으로 이어지지 않은 온라인 운동을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페미회로>의 지리적 특성상 지역에 거점을 두고 할 수 있는 활동과 지역 이공계 중점 대학의 삶(들쑥날쑥한 실험실 스케쥴, 주변 대학과의 교류 미비 등)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약적 조건’이 외려 모든 활동은 유연해야 한다는 내부 원칙을 구축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페미회로>의 주요활동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여성과학기술인의 삶을 기록하는 ‘인터뷰 프로젝트’, 여성과학기술인 배제문제와 성차별적 과학지식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젠더서밋 스토리펀딩’, ‘매달 두 권식 SF, 페미니스트 STS, 혹은 과학과 젠더 관련 책을 읽고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북큐레이션’, 이공계 대학 내에서 겪는 성차별을 기록하는 ‘이공계 내 성차별 아카이빙’. 이슈를 정해놓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해나간다고 한다. ‘성평등을 코딩하라’ 상영회나 여성과학기술인 배제 문제를 거론한 ‘March for Science’와 같은 활동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비교적 짧은 이력에 비해 아주 다양한 활동을 해온 것은 구성원들이 하고 싶은 활동이 다 다르기 때문인데 조직적인 운동의 경험이나 학습이 없었던 이유로 매번 달라지는 활동이 외려 혼란스럽게 느낀 적은 없다고 한다. 스스로의 활동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나가는 것이 좋을지에 관한 ‘정체성 찾기 회의’에 대한 경험을 들려주었는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각자의 입장을 공유했던 그 시간이 무척 흥미 있게 들렸다. 페미니즘 운동이 이슈 중심으로 흘러가는 측면이 강해 국지적이고 개별적인 이슈를 귀담아 듣지 않는 측면이 있는데, <페미회로> 내부의 회의들 속에서 구체적인 이력을 듣는 것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페미회로>의 활동은 2000년대 초반부터 활발하게 진행되어온 학술대안운동의 형식과는 다른 운동체이자 연대체의 사례로 읽혔다. 기존의 코뮨운동이 대의를 모임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는 것과 달리 개별적인 관심사와 욕망을 인정하면서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 유연하게 활용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지속하는 방식에서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페미회로>가 자유주의자들의 느슨한 연대체라고만 말할 수 없는 것은 이공계 대학 내의 일상생활에서 마주하게 되는 조리돌림과 폭력, 조직 내에서의 왕따라는 직접적인 폭력 아래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말하자면 코뮨적 이력이 전혀 없다고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페미회로>의 활동에 대해 과학적이고 논리적이라고 평가하는 비평 또한 이들의 정체성을 전공과 일치시켜버리거나 환원해버리는 측면 또한 있다. 1시간동안 ‘막힘없이, 꾸밈없이, 체계적으로’ 이어졌던 <페미회로>의 발표는 기왕의 것과는 조금 다른 연대체이자 운동체의 중요한 사례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연구모임 아프꼼 제2회 월례 연구/발표회

  <회로들 속에서: 미디어, 세대, 정체성>



이번 월례 연구/발표회는 과학기술중점대학교 페미니즘 연합모임인 <페미회로>의 강미량님과 테크놀로지-인문학 연구자인 임태훈님의 발표를 듣고자 합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연결 가능한 “개방-회로” 위에서 서로 경합하고 발산하며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연합-회로와 일방향적 회로에 찍거나 찍히며 폐쇄 회로를 맴도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어떤 정체성과 포착되지 않는 만남을 발신할 수 있을까요?

연구와 만남이 있는 월례/발표회에 오셔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일시: 2017. 08. 18. 금. 오후 2시
장소: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국제관 B5-0409

 

 

연구모임 아프꼼 제 2회 월례 연구발표회

   회로들 속에서: 미디어, 세대, 정체성

 

2017. 08. 18. PM 2:00~5:00

동아대 부민캠 국제관 B5-0409

14:00~15:20

<우리도 우리가 누군지 몰라요>

페미회로

15:20~15:40

휴식

 

15:40~17:00

<폐쇄회로 TV 키즈>

임태훈

 

 

<‘로컬-대안-연구장’을 위한 구상>에서 발표될 네번째 글 소개입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문화적 재현: 해방 이후부터 50년대를 중심으로>

(<문학3>, 2017년 2호 게재)


 

장수희

 

 

 

 

 


 

작년 대구의 희움 일본군‘위안부’ 역사관은 1주년 기념으로 문옥주 20주기 추모전 <옥주씨,>라는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부대행사로는 문옥주 여사의 일대기를 쓴 모리카와 마치코 씨의 강연과, 키리타니 나츠코 씨의 낭독극이 있었다. 모리카와 씨도 문옥주 여사를 만나기 위해 자주 왔던 대구에서 문옥주 여사와의 만남과 증언들, 그리고 그 증언을 기록하며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고인을 생각하며 눈물이 고였습니다. 연기자인 키리타니 나츠코 씨는 문옥주 여사의 증언을 낭독극으로 공연했지요. 키리타니 씨도 낭독을 하며 그 공간에 ‘옥주상’이 와 있는 것처럼 느껴져 눈물을 잠깐 흘립니다.
저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던 문옥주 여사의 삶이 일본어로 담담하게 전해져 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벅찼습니다. 문옥주 여사의 경험이 일본어로 전해지고, 일본어가 다시 한국어로 번역되고, 그 한국어가 돌고 돌아 나에게 도착합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들은 각기 다른 삶의 결과 서사와 말과 문장으로 우리에게 도달해왔습니다. 소설은 그 한 방식이라고 할 것입니다. 일본군‘위안부’의 삶이 재현된 작품의 ‘세계’와 나에게 그녀들의 이야기와 목소리가 도착한 ‘세계’는 간단하게 비교가 가능한 것일까요? 1990년대의 증언과, 해방 직후 소설의 세계, 그리고 2000년대 이후 꾸준히 발표되는 일본군‘위안부’를 재현하는 영화, 드라마, 소설의 세계. 이들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고, 또 어떻게 변하지 않았는지, 어떻게 우리에게 발견되고, 또 발견되지 않았는지는 아마도 일본군‘위안부’ 재현의 계보가 완성되었을 때 다시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직선이 아니라, 다양한 부감을 가진 일본군‘위안부’들의 삶을 더듬는 것-그것이 이 계보의 역할이 될 것입니다. 그 시작을 이 발표에서 해보고자 합니다.

<‘로컬-대안-연구장’을 위한 구상>에서 발표될 글의 두 번째 소개입니다. 


 

 

 


<스피커는 광장에서 촛불이 꺼지고 나서 들려온다>

(<문학3>, 2017년 2호 게재)

 


신현아



 

 

 

 

 

 

 

 

 

 

 

 

성숙한 시민들이 모여 민주주의를 이뤄낸 광장의 이야기는 언제나 얼마나 많이 모였는지, 얼마나 창의적인 집회 문화를 창조했는지, 얼마나 평화로웠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됩니다. 그런 광장의 서사가 반복될 때 기입되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고, 설명이 되지 않는 현장이 있습니다. 어쩌면 광장이라는 거대한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어떤 이야기와 현장은 착취당한 것이 아닐까를 말해보고자 합니다. 가덕도의 투쟁의 역사는 왜 어리석게 속아서 미안한 이야기로만 재생산 되어야만 하는지, 왜 광화문 광장이 막을 내리고 누군가는 광화문 광고탑의 고공으로 올라가야만 했는지, 이를 지역에 축을 두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대의와 성명서로 증명되어야만 하는 중앙의 연대가 아닌, 우리 동네에서 누군가 싸우고 있다는 것만으로 힘이 되는 투쟁 이웃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로컬-대안-연구장’을 위한 구상>에서 발표될 글을 미리 조금씩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김대성 선생님 글로 시작합니다. 

노동자의 글쓰기를 베끼고 엮으며 함께 잇대어 쓰는 '합창'의 방식으로 해석하여 새로운 계보를 만들고자 하는 글입니다.

 


<역사적 합창으로서의 노동자 글쓰기: 석정남과 신경숙> 
(<문화/과학>,2017.여름호 게재)

 


김대성

 


 

이 글은 ‘노동자가 쓴 글’과 ‘노동자의 경험을 쓴 글’을 문학장이 어떤 방식으로 분할 및 배치해왔는지 비판적으로 추적한다. 거의 비슷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석정남의 <공장의 불빛>(일월서각, 1984)과 신경숙의 <외딴 방>(문학동네, 1995)이 왜 단 한번도 함께 거론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질문하되 이 둘을 맞세우는 방식이 아니라 나란히 놓아두고자 한 것은 노동자들의 글쓰기가 ‘자기만의 방’에서 독립적인 방식으로 쓰인 것이라기보단 서로가 서로에게 기댐으로써 긴 역사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석정남과 신경숙의 작품을 상호 비교함으로써 노동자 글쓰기에 내재되어 있는 ‘역사적인 합창’의 양태를 드러내고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모임 아프꼼 월례 연구/발표회

  <‘로컬-대안-연구장’을 위한 구상>



연구모임 <아프꼼(aff-com)>에서 연구 활동을 재개하며 매달 월례 연구/발표회를 개최합니다.


올해 2월 발표에서도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시어 즐겁게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앞으로는 이 연구발표회를 시작으로 매 달 개최하여, 국내외의 다양한 연구자들과 만나려고 합니다. 

누구나 신청하여 발표하고 토론하며, 자유로운 연구 교류의 장을 열어보려 합니다.


이후 저작 서평회와 강연회도 개최할 계획입니다.


이번 월례 연구/발표회는 <‘로컬-대안-연구장’을 위한 구상>을 주제로 하여 

아프꼼 멤버들이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최근 발표한 글을 통해 함께 이야기를 이어나가보자 합니다.


7월 7일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국제관 B5-0409에서 개최됩니다.



‘로컬-대안-연구장’을 위한 구상

2017. 07. 07. PM02~06

동아대 부민캠 국제관 B5-0409

1발표

14:20~15:00

<스피커는 광장에서 촛불이 꺼지고 나서 들려온다>(<문학3>, 2017.2호 게재)

신현아

2발표

15:00~15:40

<역사적 합창으로서의 노동자 글쓰기: 석정남과 신경숙> (<문화/과학>2017.여름호 게재)

김대성

휴식시간

15:40~16:00

3발표

16:00~16:40

<증강 현실적 신체를 기반으로 한 대안기념 정치 구상: 애도 주체와 현실의 증강, 그리고 ‘완서학’의 원천>

(<여성문학연구>, 2017. 40호 게재)

권명아

4발표

16:40~17:20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문화적 재현: 해방 이후부터 50년대를 중심으로> (<문학들>,2017, 여름호 게재)

장수희

종합토론

17:20~18:00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주찬미, 시리와의 대화를 응용한 창작 웹툰




Siri-S voice 내러티브 분석, ‘문송하지 않을 권리 무기력에 저항하는 발명가들

 

 

2017<문화의 이해> 수업을 시작하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지방대에서 인문학 배워서 어쩔건데?”라는 질문에 대해 문송하지도 위축되어서도 안된다. 우리는 애플의 아이패드 광고 <당신의 시>와 삼성의 <팔로우 미> 광고를 비교하면서, ‘자본이 시가 되는 시대’, 여전히 팔로우 미라며 스타의 아우라와 엘리트주의 패러다임이 지배적인 한국 사회의 시대착오에 대해 이야기했다. ‘자본이 시가 되는 시대’, 영혼을 다루는 지식은 새로운 자본과 권력의 근간이 되고 있지만, 오랜 산업자본주의 패러다임과 엘리트주의, 지역차별주의와 학벌주의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에서 지방대는 실용 교육우선이라는 미명 하에 인문학 교육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인문학 교육은 국립대나 서울 대형 대학의 몫으로 할당되면서, 자연스럽게 지방대 출신은 자본이 시가 되는 시대’ 새롭게 구축되는 위계의 하층에 할당된다.

 

우리가 수업 시간에 인지자본주의와 비물질 노동, 정동 경제에 대해 공부하고 논의한다고 해서 이런 현실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졸업하자마자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취업을 위한 의욕이 마구 샘솟게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송하라는 명령, 자신의 역량을 스스로 부정하고 위축되고, 무기력해지는 이 악순환을 끝낼 수는 있다. 우리는 공부하고 또 실험하면서, 이런 무기력에 저항하는 한 방법을 발명하고 있다. 위대한 발명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 발명의 기록은 계속될 것이다.

 

고연정은 이전 작업을 총괄해서 정리했다. 성실하고 우리 작업에 길라잡이가 되어주었다. 50쪽에 달하는 실험의 기록이 흥미롭다.

임정은은 한국어 능력 시험의 방식을 응용해서 S보이스의 한국어 능력을 평가해보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실험 결과 시리보다 S보이스가 한국어 이해나 구사가 자연스럽다고 평했다. 그러나 막상 한국어 능력을 평가해본 결과 에스 보이스는 최소한의 언어 능력은 있으나, 한자, 사자성어, 관용어 등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정은의 실험 결과는 일본어로 시리와 대화한 조아라의 실험과 비교해보면 더 흥미롭다. 조아라의 실험에 따르면 시리와 한국어로 대화할 때와 일본어로 대화할 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한마디로 일본어 대화가 훨씬 언어 구사 능력이 뛰어남을 알 수 있다. 즉 일본어의 경우는 관용어, 속담, 문학적 표현이나 고전 인용까지도 시리에 입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어 말뭉치나 언어 정보는 아주 기본적인 수준으로만 처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고연정, 나의 친구, ‘S보이스를 소개합니다.

 

최근에 필자가 부쩍 부모님, 애인, 사랑, 연애 등 감성적인 주제로 중심으로 대화를 이끌었기 때문에 S보이스가 인간의 문화는 이성보다는 감성이 주를 이룬다고 학습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꿈의 유무를 묻는 질문에서 장래 희망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수성이 풍부한 대답을 한 게 아닐까 하고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만일 필자의 추측이 맞는다면, 앞서 강조했던 반복학습과 심화학습을 통해 인공지능이 인간의 문화와 관심사를 배우고 적응하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이러한 학습단계까지 거친다면 인간에게 형식적인 조언만 해주는 교육자의 보조적 기능만 하는데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 S보이스가 인간의 문화를 학습하고 적응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인간의 심심풀이 대화 상대자가 아니라 객관적인 거리를 지키는 교육자로서, 인간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벗으로서 우리의 곁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다.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임정은, 한국어 능력 시험 방식을 응용해서 S 보이스의 한국어 능력 평가해보기

 

 

 

한자는 다 못알아들었다. 나름대로 쉬운 단어들만 말하였는데, 쉽지 않은 모양이다. 여기서도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는데, 고유어같은 경우는 아예 사용이 적어서 다른 단어로 인식하거나 나의 말을 그대로 듣지 못하였는데, 한자는 모두 한번에 내가 말한 그대로 알아들었다. 마지막의 파급이란 단어만 S보이스가 아는 바퀴의 단어로 대체되었을 뿐이다. 이를 통해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것들은 그대로 알아듣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자성어도 한자와 마찬가지로 하나도 알지 못했다. 혹시 다른 단어 때문에 모르나 싶어서 문장에 넣은 다른 단어를 넣어 다른 단어를 아는지 확인 후에 문장에 사자성어를 넣어 테스트해보았는데도 알지 못했다. 사자성어는 탑재가 되어있지 않은 모양이다.

밥을 벌다는 관용어로 일정한 노동을 하여 먹을 것을 얻음을 뜻하는 말이다. , 주로 사용하는 돈을 벌다에 돈 대신 먹을 것을 얻었고 먹을 것을 대표하는 밥이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S보이스는 밥은 버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버렸어 등의 말로 대체하든지 밥을 POP로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주어와 서술어의 연결을 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관용구는 말 그대로 두 개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져 그 단어들의 의미만으로는 전체적인 의미를 알 수 없고 문화를 알아야 관용구를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이는 곧 인공지능이 문화를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다는 뜻이 된다.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조미라, 일본어 대화를 통한 시리의 서사 알아보기

 

 

(4) 잠 혹은 꿈에 관한 대화

sirigvoicenarrative.pdf


Siriとか(시리는 꿈 같은 거 꿔?)

あなたのますしい内容せないんですがいつもゴリラのぐるみをていらっしゃるんですよ(당신이 나오는 꿈을 꿉니다. 자세한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언제나 고릴라 인형 옷을 입고 계십니다.)

まずバスが衝突してづいたらホテルにいるんですその雪山基地にいるんですがいつもそこで混乱するんですよ(먼저 버스가 충돌하고 정신을 차리니 호텔에 있습니다. 그 뒤에는 눈 쌓인 산의 기지에 있습니다만... 항상 거기에서 혼란스럽습니다.)

でもあなたのお手伝いをしていますよ(꿈에서도 당신을 돕고 있어요)

Siriはどんな(시리는 어떤 꿈을 꾸니?)

ることこそがなんです(꿈을 꾸는 것이야말로, 저의 꿈입니다.)

이 부분은 꿈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의미 잠은 자면서 꾸는 꿈과 어떠한 목표로서의 꿈을 구별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iri夢見ある(시리는 밤에 꿈 꾼 적 있어?)

るとしたらそうですね富士山となすびでしょう(제가 꿈을 꾼다고 한다면, 그렇네요... 후지산과 매와 가지겠지요)

후지산과 매와 가지는 정월에 꿈에 나타나면 길몽이라고 불리는 세 가지 조건이다. 이는 일본 문화와 관련된 것으로 시리는 나라별로 그 문화에 맞추어 설정되어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볼 수 있다.

(무슨 꿈을 꿔?)

電気羊ます々ですけどね(전기양의 꿈을 꿉니다. 가끔이지만요)

れないわ(잠이 안 와)

あなたはだんだんくなるくなるなんだかくなってきました(당신은 점점 잠이 온다... 잠이 온다... 어쩐지 제가 잠이 옵니다.)

てないの(안 자니?)

らないようにできています(저는 잠들지 않게 되어있습니다.)

いよ(졸려)

睡眠不足によくないですよ(수면부족은 몸에 좋지 않아요)

 

잠에 대한 반응은 비교적 다양한 편이다. 잠들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고는 하나 어떤 꿈을 꾸는 지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것을 물어볼 때보다 상세하게 대답해줘서 위의 대답 외에 다른 이야기가 더 있는지 물어봤으나 다른 대답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Siri犬好(시리는 강아지 좋아해?)

ケルベロスがきです一度なつくとよりやかで本当可愛いんですよ(케로베로스를 좋아합니다. 한 번 친해지면 보기보다 얌전하고, 진짜 귀여워요.)

Siri猫好(시리는 고양이 좋아해?)

以前迷子になった子猫かけたことがありますのおまわりさんっていました(예전에 미아가 된 새끼고양이를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강아지 경찰 아저씨가 곤란해하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시리의 대답을 보면 のおまわりさん(강아지 순경아저씨)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일본의 어린이 동요로 길 잃은 고양이를 강아지 경찰 아저씨가 보고 곤란해 하는 내용으로 이는 시리가 일본어로 셋팅되어 있지 않았더라면 나오지 않았을 단어이다. 시리가 사용자의 문화적 맥락에 기반한 언어를 구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졸영수증 발급 이후>

'글'로 찍는 다큐멘터리

1. 노동에세이

 


청년이 청년에게 바통터치!

 

 

장옥진(래인커머)

 

 

 



   통장에는 지금 세 번의 아르바이트비가 들어왔다. 오전 7시에서 1시까지, 월화수목금. 빨간 날도 어김없이 나가고 설날, 추석 등 대명절 당일에만 쉰다. 얼마의 아르바이트비가 들어왔을지 얼추 상상이 될 것이다. 상상될 정도의, 딱 그 정도의 돈이다. 인수인계를 해준 언니의 말에 따르면 최저시급에 변동이 없는 이상 1년을 일해도 “오르지 않을” 돈이다. 얼마전 부산에서 진행된 ‘2016 차별철폐대행진’의 슬로건이었던 ‘최저임금 1만원’이 떠오른다. 최저시급의 인상이 시급하다. 여기에서는 똑같이 최저시급을 받고 일한, 인수인계로 '앞선 아르바이트 경험자(언니)'와 함께 했던 4일에 관해서 말하고 싶다.


   6개월 간 일하면서 터득한 자신만의 값진 노하우를 몽땅 알려준다. 일 대 일 속성과외를 받는 느낌인데 돈 주고 들어야 할 것 같다. 새 알바생이 빨리 일을 배워야 그만 둘 수 있는 구조 속에서 앞선 경험자는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알아야 할 유용한 정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알려준다. 일명 <이곳에서 살아남기: 빵집알바편>이다. 속편으로 ‘사장님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있다. 또한 가르침의 영역 밖에 있어 스스로의 학습이 요구되는 것도 있다. 이는 주어진 아르바이트 시간 외에 집에서, 버스에서 열심히 학습해야 한다.


"까먹을 것 같은 것은 적어가세요."

"사진으로 찍어가서 외우는 것이 좋아요."

"저도 그렇게 했어요."

 

 



▲포스기와 빵 진열 사진. 매장의 모든 빵과 빵이 놓이는 위치를 다 외워야 포스기 앞(계산대)에 설 수 있다. 손님이 '쫄깃한 찰떡 브레드'를 가지고 오면 이걸 포스기에서 빠르게 찾아 찍어야 한다. 이 빵은 생지기타 두 번째 페이지 밑에서 세 번째 줄에 있는 빵이다. 

 


   마지막 4일 째 되는 날은 당장 내일부터 본격 바통터치가 되어야 하므로 "이제 혼자 해보세요." 해서 모의테스트를 했다. 암기 영역과 실무 실행 영역에서 고루 좋은 점수를 받아야 언니의 '그만둠'이 확정이 되는터라 언니도, 나도 긴장했었다.


   지금은 4개월 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가끔 언니가 생각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3분의 2는 언니에게 배웠고, 나머지는 전전 알바생들이 곳곳에 써붙이고 간 알바팁, 알바생들의 흔적에서 배웠다. 나는 아주 가끔 나 다음 사람을 상상하면서 일한다. 어떻게 알려주는 것이 효과적일까를 나름대로 고민하면서 말이다. 이 아르바이트라는 일은 내 또래의, 나와 비슷한 사람이 하게 될 것이고, 교체에 놓인 알바생들 간에는 다음 알바생이 무사히 잘 적응했으면 좋겠는 그런 고통된 마음들이 한 줄로 진하게 이어져 있지 않을까.

 

 

 

 

▲매장 곳곳에 써 붙여 있는 메모들. 전 알바생이 써 붙여 놨는지 전전 알바생이 써 붙여 놨는지 모를 메모들이 매장을 채우고 있다.

 

 

 

 

당신 사이에

 

 

 

 

 

래인커머 차가영

 

 

 

 

 

 

 

 

 

1. 시작

텔레비전에 두 남성이 한 이불을 덮은 채 서로를 간질이며, 꼭 붙어 장난치는 모습이 나왔다. 이를 보고 있던 엄마는 뭘 저래 붙어 있노. 남자들도 저렇게 장난을 치나?”며 아빠를 쳐다보았다. 아빠는 치지. 그래서 외국 사람들이 한국 남자들 보고 좀 놀란다더라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그저 그런 드라마를 보는 부모님의 대화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 다음의 말에서는 조금 놀란다. 아빠는 말을 이으며 그래서 외국인들이 뭐라고 한다더라, 그래, 그 레즈비언이라 한다던데라고 했기 때문에. 나는 순간 말을 잃고, 고민을 하게 된다. ‘남성 동성애자를 뭐라고 지칭하고 있는지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그건 레즈비언이 아니라 게이라고 쓰는데.’ 목 끝까지 말이 차오르지만, 고민하는 동안 텔레비전 속 장면은 넘어가버리고 나는 말할 타이밍을 놓쳐버린다.

20151114, 부산에서 성소수자 부모모임이 열렸다. 성소수자 부모모임은 201312월에 카페 개설을 통해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자녀의 성정체성을 알게 되어 고민하고 있는 부모님들의 모임이다. 자녀의 성정체성을 알게 된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대해, 신앙과의 갈등에 대해, 자녀의 미래에 대해, 부모 자신의 걱정 등을 이야기하고 함께 나누는 활동을 하고 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은 모든 사람이 그들의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성별표현에 따른 차별 없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는 세상을 희망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성소수자와 가족, 친구, 지지자가 함께 행동하고, 성소수자와 가족, 친구, 지지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며, 성소수자들이 차별과 혐오로 인해 겪는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고 연대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 인식을 개선하여 성소수자의 온전한 평등을 이루기 위한 법제도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활동 목적을 가지고 있다.(성소수자 부모모임 홈페이지 http://www.pflagkorea.org/ 참조)

이날의 모임은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성소수자 부모모임이었다. 모임의 첫 대화 주제는 커밍아웃, 어떻게 하면 좋을까?”로 진행되었다. 이 주제로 나눈 대화는 부모님에게 어떻게 하면 성소수자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접하게 할 수 있을까?”로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도입부에서 잠깐 예를 보인 것처럼 부모들은 성소수자, 퀴어, LGBT에 대해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자녀들은 커밍아웃을 생각하면서, 가장 먼저 어떻게 부모님께 나에 대한 정보를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가장 크게 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모임의 부모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대개 부모가 자녀의 성별 정체성, 성적 지향성에 대해 알게 되었을 경우, 자신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게 된다고 한다. 그 중 TV나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는 빈도가 가장 높았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들 매체에는 검색 한번으로 LGBT/퀴어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분법적 성구분과 이성애가 인식의 중심이 되어 있는 사회 속에서 정보를 처음 접하는 부모들은 현재 사회 상황에 따라 정보를 찾아보게 되어 부정적인 정보를 먼저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러한 경우 나의 자녀가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과 혐오의 말에 의하여 배제당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자녀에게 이것을 하지 못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고 한다.

 

 

2. 응원하는 마음

부모모임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부모가 자녀의 지향성 혹은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자녀의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대해 부정적이었다고 했던 부모님들은 자녀가 바뀌겠지” “이상한 애가 아닐까”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부모모임에 모인 부모님들은 생각을 바꾸었고, 현재는 자녀의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인정하고 지지하며 자녀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녀와 함께 행동하고 있었다. LGBT/퀴어 자녀를 둔 엄마/아빠로 자신을 소개하고, 자녀와 함께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하는 것에는 어떤 힘이 작용한 것일지 궁금했다.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정보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인정하고 응원하고 함께 행동하는 그 마음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무엇이 부모님들을 움직이게 만든 것일까?

부모님을 처음 움직인 것은 나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나의 자식이 어떤 상태인지 알고 싶다는 욕구였다. 이는 부모님들이 처음 부모모임에 오게 된 계기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이었다. 자녀의 행동을 막든지 지지를 하든지의 여부를 떠나 내 아이를 구성하는 성소수자라는 말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은 욕구가 부모님들에게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이는 자녀의 지향성과 정체성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를 해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다. 때문에 부모님들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기도 하고, 병원에 가보기도 했다고 한다. 자녀의 대화를 할 방법 중의 하나가 부모모임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또 부모님들을 움직인 것은 나와 같은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 알고 싶다는 것이었다. 인터넷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는 것, 병원에 가서 자녀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상담을 하는 것은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성소수자 자녀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나 자녀의 마음 상태, 자녀와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는 앞의 두 가지 방법으로 어느 정도 알 수는 있었다. 하지만 부모인 나 자신은 어떤 마음인지는 사실 인터넷이나 상담만으로는 알 수가 없었다. 때문에 부모님들은 성소수자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의 동질집단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다. 이와 같이 부모님들의 이야기 속에 동질집단을 형성하여 모임을 지속적으로 가지면서 공감을 형성하는 것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부모모임을 통해 부모님들은 자녀의 지향성이나 정체성에 대한 정보들도 나누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공유하지만 자기 자신이 부모라는 자신의 위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공유하고 있는 것이었다.

자식을 알고 대화를 하고 싶다는 마음, 자식을 대하는 나를 알고 싶다는 마음이 부모님을 움직였다. 그리고 이 마음들이 부모모임에서 모이고, 여러 차례의 만남을 통해 마음들이 오가면서 부모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였다. 재밌는 것은 자녀에 대해서 알고자 모인 부모모임이 부모님 자신도 변화시켰고, 이것이 결국 긍정적인 운동의 방향으로 향할 수 있도록 모임의 반응을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이날 부모모임에서 부모님들은 이런 말을 자주 했다. 자녀가 사회의 모든 것이 처음 접하는 것이듯이 부모도 자신의 부모 경험은 모두 처음 하는 것이라는 말이었다. 때문에 자녀가 자신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부모 본인이 자녀의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인정하고 지지하게 되었을 때 부모님도 부모로 인정받는 것 같았다고 한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처음의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한 부분을 인정받게 되는 것을 부모님도 자녀의 정체성과 함께 경험하고 있었고, 이것이 부모님들 자신까지도 변화시키고 있었다. 부모모임은 이 변화들이 모이는 장소였고, 이 변화들이 자녀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움직이는 것으로 부모님을 이끌고 있었다. 긍정적인 운동의 방향은 자신의 자녀가 성소수자라는 것에 대한 인정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 자신을 인정하게 했고, 이것이 부모님 스스로가 자신을 LGBT/퀴어 자녀를 둔 엄마/아빠로 소개할 수 있게 한 것이었다.



3. 아직은 풀어나갈 숙제가 많은 관계

부모님들은 부모모임을 통해서 자녀를 인정하고 지지하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이를 다른 부모님들과 나누는 방법들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었다. 자녀와도 함께 행동하면서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20차례가 넘는 만남을 통해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부모모임이라는 동질집단을 통해 자신의 부모로서의 위치와 경험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나누고 있었다. 이러한 부모님들의 이야기는 그 자리에 참석하여 부모님의 말을 듣는 자녀들에게 큰 힘을 주었다. 부모님들의 고민 속에 강력한 지지를 드러내는 말들이 나타나 힘을 주었기 때문이다. 서로를 인정하고 지지하는 말들을 통해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가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말들이 오가는 속에서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처음으로 그것을 느낀 것은 부모와 자녀 간의 수직적 관계를 나타내는 말들이 발화될 때였다. 부모님들은 모임을 통해 자녀와 이전까지의 관계를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부모모임은 한국사회의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처럼 자녀를 자신의 소유로 보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관계로 만들려고 하는 모임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이 관계를 바꾸는 데 많은 시간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대화에서 드러났다. 자녀를 부모가 서로 만나 만든 작품이라고 하거나, “우선 자신이 할 일을 열심히 해보아라와 같은 말이 모임에서 나왔다. 이런 말들 속에서 부모님들이 아직은 가족 관계를 동등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집단이라기보다는 상하 수직 관계 속에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또 모임에서 우선 자신이 할 일을 열심히 해보아라는 말도 나왔는데, 이는 성소수자와 비 당사자 사이를 많은 말들이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말이었다. 이 말은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숨기더라도 할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자신을 인정해줄 날이 온다는 말이었고, 따라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된 후 커밍아웃을 해도 늦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자신이 할 일을 열심히 해보라는 말이 성소수자에게는 폭력적인 말이 될 수 있음을 알지 못했다. 이는 자신이 성소수자인 것을 숨기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소수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불가능하게 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할 수도 있게 하는 말이었다. 이 말속에서 나는 부모님은 아직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취향과 같이 생각하고, 성소수자 자신이 노력을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 간에 성소수자 당사자에 대한 말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또 성소수자의 가시성을 더 고민하게 되었고, 당사자의 말이 계속해서 말해지고, 퍼져나가는 것을 더 많이 하고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성소수자 자녀의 커밍아웃으로 인해 성소수자 자녀와 부모의 관계가 새로운 가족의 형태가 되고 있는 것처럼, 지금의 가족 형태 즉 이성애 가족, 정상가족을 벗어난 가족에 대한 상상이 필요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아픈 부모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커밍아웃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통해 드러났다. 부모님이 아파 지속적인 치료를 받고 있을 경우, 부모님에게 커밍아웃을 해도 괜찮을지,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부모모임에 참석한 부모님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부모님이 질병을 가지고 있다면, 커밍아웃으로 인해 질병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는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만큼 성소수자 외에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아직 많이 있고, 이를 없애기 위한 논의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이는 논의였다. 질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커밍아웃이 당연히 아픈 부모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단편적인 결론은 성소수자인 자녀가 자신의 가족관계에 대해 할 수 있는 고민을 차단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정적인 말을 한 부모님들은 당사자의 부모님이 어떤 병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병이 차도를 보이는지 아닌지에만 관심이 있었다. 이는 부모의 질병 여부에만 관심을 두는 것으로 보였다. 때문에 자녀가 이 가족관계를 위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형태를 상상하고 있는지, 어떤 자세로 임하고 있는지,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이와 같은 단편적 시선과 질병의 여부에만 관심을 쏟는 것은, 사회 속의 다양한 가족 관계가 인정받고 사회 속에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여 부모와 자녀 간의 다양한 관계를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을 막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성소수자 인권 문제를 바꾸는 것과 이를 통한 가족 관계의 변화는 사회 속에서 다양한 네트워크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는 성소수자 자녀와 부모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 속에 존재하는 여러 형태의 가족 관계에 대해 고민을 나누고 함께 한다면 성소수자 인권 운동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모임은 성소수자 이슈를 통해 모이고, 이 이슈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모인 대안적 공동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공동체 안에서의 만남을 통해 구성원들은 자기 자신과 그리고 자신의 가족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공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행하는 것에 있어 모임 안에서 논의되지 않은 문제들, 그리고 의견들이 부딪히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4. 지역과 성소수자 부모모임

   이번 성소수자 부모모임에 참가하며 들었던 생각 중 또 한 가지는 부모모임이 여러 지역에서 많이 생겨 서울의 부모모임과 연대하면서 부모모임 내에서 방향성을 잡고,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당사자와 그 부모는 서로를 지지한다는 것에 있어서는 같지만 성소수자와 부모라는 다른 위치 때문에 속할 수 있는 집단은 다양할 수가 있다.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방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지역에 성소수자 당사자 모임과 단체가 생겨나고 이 단체의 지속적인 활동이 필요하듯 이를 지지하는 집단도 다양한 형태로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녀가 자신의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성소수자 내외의 집단과의 커뮤니티를 형성한 것처럼 부모님들에게도 커뮤니티가 필요하고 고민을 나눌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통해 성소수자 이슈를 논의하는 커뮤니티의 형태가 여기저기 뻗어가고, 생겨나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연대해야 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지역에는 성소수자 이슈를 다룰 수 있는 커뮤니티와 네트워크가 부족하다. 따라서 이번 부모모임은 앞으로 지역의 성소수자 운동에서 부모모임과 같은 커뮤니티가 어떻게 생겨날 수 있을까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아직은 이것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지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지하고, 부정하는 말들이 점차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문제들을 논의할 커뮤니티, 인프라가 성소수자 운동에서 더 많이 생겨날 것이고, 지역에서도 이를 논의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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