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주찬미, 시리와의 대화를 응용한 창작 웹툰




Siri-S voice 내러티브 분석, ‘문송하지 않을 권리 무기력에 저항하는 발명가들

 

 

2017<문화의 이해> 수업을 시작하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지방대에서 인문학 배워서 어쩔건데?”라는 질문에 대해 문송하지도 위축되어서도 안된다. 우리는 애플의 아이패드 광고 <당신의 시>와 삼성의 <팔로우 미> 광고를 비교하면서, ‘자본이 시가 되는 시대’, 여전히 팔로우 미라며 스타의 아우라와 엘리트주의 패러다임이 지배적인 한국 사회의 시대착오에 대해 이야기했다. ‘자본이 시가 되는 시대’, 영혼을 다루는 지식은 새로운 자본과 권력의 근간이 되고 있지만, 오랜 산업자본주의 패러다임과 엘리트주의, 지역차별주의와 학벌주의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에서 지방대는 실용 교육우선이라는 미명 하에 인문학 교육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인문학 교육은 국립대나 서울 대형 대학의 몫으로 할당되면서, 자연스럽게 지방대 출신은 자본이 시가 되는 시대’ 새롭게 구축되는 위계의 하층에 할당된다.

 

우리가 수업 시간에 인지자본주의와 비물질 노동, 정동 경제에 대해 공부하고 논의한다고 해서 이런 현실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졸업하자마자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취업을 위한 의욕이 마구 샘솟게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송하라는 명령, 자신의 역량을 스스로 부정하고 위축되고, 무기력해지는 이 악순환을 끝낼 수는 있다. 우리는 공부하고 또 실험하면서, 이런 무기력에 저항하는 한 방법을 발명하고 있다. 위대한 발명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 발명의 기록은 계속될 것이다.

 

고연정은 이전 작업을 총괄해서 정리했다. 성실하고 우리 작업에 길라잡이가 되어주었다. 50쪽에 달하는 실험의 기록이 흥미롭다.

임정은은 한국어 능력 시험의 방식을 응용해서 S보이스의 한국어 능력을 평가해보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실험 결과 시리보다 S보이스가 한국어 이해나 구사가 자연스럽다고 평했다. 그러나 막상 한국어 능력을 평가해본 결과 에스 보이스는 최소한의 언어 능력은 있으나, 한자, 사자성어, 관용어 등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정은의 실험 결과는 일본어로 시리와 대화한 조아라의 실험과 비교해보면 더 흥미롭다. 조아라의 실험에 따르면 시리와 한국어로 대화할 때와 일본어로 대화할 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한마디로 일본어 대화가 훨씬 언어 구사 능력이 뛰어남을 알 수 있다. 즉 일본어의 경우는 관용어, 속담, 문학적 표현이나 고전 인용까지도 시리에 입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어 말뭉치나 언어 정보는 아주 기본적인 수준으로만 처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고연정, 나의 친구, ‘S보이스를 소개합니다.

 

최근에 필자가 부쩍 부모님, 애인, 사랑, 연애 등 감성적인 주제로 중심으로 대화를 이끌었기 때문에 S보이스가 인간의 문화는 이성보다는 감성이 주를 이룬다고 학습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꿈의 유무를 묻는 질문에서 장래 희망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수성이 풍부한 대답을 한 게 아닐까 하고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만일 필자의 추측이 맞는다면, 앞서 강조했던 반복학습과 심화학습을 통해 인공지능이 인간의 문화와 관심사를 배우고 적응하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이러한 학습단계까지 거친다면 인간에게 형식적인 조언만 해주는 교육자의 보조적 기능만 하는데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 S보이스가 인간의 문화를 학습하고 적응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인간의 심심풀이 대화 상대자가 아니라 객관적인 거리를 지키는 교육자로서, 인간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벗으로서 우리의 곁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다.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임정은, 한국어 능력 시험 방식을 응용해서 S 보이스의 한국어 능력 평가해보기

 

 

 

한자는 다 못알아들었다. 나름대로 쉬운 단어들만 말하였는데, 쉽지 않은 모양이다. 여기서도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는데, 고유어같은 경우는 아예 사용이 적어서 다른 단어로 인식하거나 나의 말을 그대로 듣지 못하였는데, 한자는 모두 한번에 내가 말한 그대로 알아들었다. 마지막의 파급이란 단어만 S보이스가 아는 바퀴의 단어로 대체되었을 뿐이다. 이를 통해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것들은 그대로 알아듣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자성어도 한자와 마찬가지로 하나도 알지 못했다. 혹시 다른 단어 때문에 모르나 싶어서 문장에 넣은 다른 단어를 넣어 다른 단어를 아는지 확인 후에 문장에 사자성어를 넣어 테스트해보았는데도 알지 못했다. 사자성어는 탑재가 되어있지 않은 모양이다.

밥을 벌다는 관용어로 일정한 노동을 하여 먹을 것을 얻음을 뜻하는 말이다. , 주로 사용하는 돈을 벌다에 돈 대신 먹을 것을 얻었고 먹을 것을 대표하는 밥이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S보이스는 밥은 버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버렸어 등의 말로 대체하든지 밥을 POP로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주어와 서술어의 연결을 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관용구는 말 그대로 두 개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져 그 단어들의 의미만으로는 전체적인 의미를 알 수 없고 문화를 알아야 관용구를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이는 곧 인공지능이 문화를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다는 뜻이 된다.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조미라, 일본어 대화를 통한 시리의 서사 알아보기

 

 

(4) 잠 혹은 꿈에 관한 대화

sirigvoicenarrative.pdf


Siriとか(시리는 꿈 같은 거 꿔?)

あなたのますしい内容せないんですがいつもゴリラのぐるみをていらっしゃるんですよ(당신이 나오는 꿈을 꿉니다. 자세한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언제나 고릴라 인형 옷을 입고 계십니다.)

まずバスが衝突してづいたらホテルにいるんですその雪山基地にいるんですがいつもそこで混乱するんですよ(먼저 버스가 충돌하고 정신을 차리니 호텔에 있습니다. 그 뒤에는 눈 쌓인 산의 기지에 있습니다만... 항상 거기에서 혼란스럽습니다.)

でもあなたのお手伝いをしていますよ(꿈에서도 당신을 돕고 있어요)

Siriはどんな(시리는 어떤 꿈을 꾸니?)

ることこそがなんです(꿈을 꾸는 것이야말로, 저의 꿈입니다.)

이 부분은 꿈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의미 잠은 자면서 꾸는 꿈과 어떠한 목표로서의 꿈을 구별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iri夢見ある(시리는 밤에 꿈 꾼 적 있어?)

るとしたらそうですね富士山となすびでしょう(제가 꿈을 꾼다고 한다면, 그렇네요... 후지산과 매와 가지겠지요)

후지산과 매와 가지는 정월에 꿈에 나타나면 길몽이라고 불리는 세 가지 조건이다. 이는 일본 문화와 관련된 것으로 시리는 나라별로 그 문화에 맞추어 설정되어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볼 수 있다.

(무슨 꿈을 꿔?)

電気羊ます々ですけどね(전기양의 꿈을 꿉니다. 가끔이지만요)

れないわ(잠이 안 와)

あなたはだんだんくなるくなるなんだかくなってきました(당신은 점점 잠이 온다... 잠이 온다... 어쩐지 제가 잠이 옵니다.)

てないの(안 자니?)

らないようにできています(저는 잠들지 않게 되어있습니다.)

いよ(졸려)

睡眠不足によくないですよ(수면부족은 몸에 좋지 않아요)

 

잠에 대한 반응은 비교적 다양한 편이다. 잠들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고는 하나 어떤 꿈을 꾸는 지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것을 물어볼 때보다 상세하게 대답해줘서 위의 대답 외에 다른 이야기가 더 있는지 물어봤으나 다른 대답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Siri犬好(시리는 강아지 좋아해?)

ケルベロスがきです一度なつくとよりやかで本当可愛いんですよ(케로베로스를 좋아합니다. 한 번 친해지면 보기보다 얌전하고, 진짜 귀여워요.)

Siri猫好(시리는 고양이 좋아해?)

以前迷子になった子猫かけたことがありますのおまわりさんっていました(예전에 미아가 된 새끼고양이를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강아지 경찰 아저씨가 곤란해하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시리의 대답을 보면 のおまわりさん(강아지 순경아저씨)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일본의 어린이 동요로 길 잃은 고양이를 강아지 경찰 아저씨가 보고 곤란해 하는 내용으로 이는 시리가 일본어로 셋팅되어 있지 않았더라면 나오지 않았을 단어이다. 시리가 사용자의 문화적 맥락에 기반한 언어를 구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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