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대안-연구장’을 위한 구상>에서 발표될 네번째 글 소개입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문화적 재현: 해방 이후부터 50년대를 중심으로>

(<문학3>, 2017년 2호 게재)


 

장수희

 

 

 

 

 


 

작년 대구의 희움 일본군‘위안부’ 역사관은 1주년 기념으로 문옥주 20주기 추모전 <옥주씨,>라는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부대행사로는 문옥주 여사의 일대기를 쓴 모리카와 마치코 씨의 강연과, 키리타니 나츠코 씨의 낭독극이 있었다. 모리카와 씨도 문옥주 여사를 만나기 위해 자주 왔던 대구에서 문옥주 여사와의 만남과 증언들, 그리고 그 증언을 기록하며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고인을 생각하며 눈물이 고였습니다. 연기자인 키리타니 나츠코 씨는 문옥주 여사의 증언을 낭독극으로 공연했지요. 키리타니 씨도 낭독을 하며 그 공간에 ‘옥주상’이 와 있는 것처럼 느껴져 눈물을 잠깐 흘립니다.
저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던 문옥주 여사의 삶이 일본어로 담담하게 전해져 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벅찼습니다. 문옥주 여사의 경험이 일본어로 전해지고, 일본어가 다시 한국어로 번역되고, 그 한국어가 돌고 돌아 나에게 도착합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들은 각기 다른 삶의 결과 서사와 말과 문장으로 우리에게 도달해왔습니다. 소설은 그 한 방식이라고 할 것입니다. 일본군‘위안부’의 삶이 재현된 작품의 ‘세계’와 나에게 그녀들의 이야기와 목소리가 도착한 ‘세계’는 간단하게 비교가 가능한 것일까요? 1990년대의 증언과, 해방 직후 소설의 세계, 그리고 2000년대 이후 꾸준히 발표되는 일본군‘위안부’를 재현하는 영화, 드라마, 소설의 세계. 이들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고, 또 어떻게 변하지 않았는지, 어떻게 우리에게 발견되고, 또 발견되지 않았는지는 아마도 일본군‘위안부’ 재현의 계보가 완성되었을 때 다시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직선이 아니라, 다양한 부감을 가진 일본군‘위안부’들의 삶을 더듬는 것-그것이 이 계보의 역할이 될 것입니다. 그 시작을 이 발표에서 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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