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zzang11

 

 

 

 

 

10월 15일 여성문학회에서 <불가능한 싱글 라이프>라는 제목의 발표를 했다.

전체적으로 지난 십년간의 페미니즘 연구의 공과를 논하는 자리였는데.

<오늘날> 페미니즘이 잘 안먹히는 이유, 혹은 요즘 젊은 세대가 페미니즘에 그닥 관심이 없는 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논의가 제기되었다.

 

일단 주목을 요하는 점은, 대체로 자화자찬인 학계의 분위기와 달리, 이날 학회는 자기 비판에 진지해서, 재미있었다. 물론, 다소, 이게 페미니즘의 비관론이나 낙담론의 반영인듯하다는 느낌도 주었지만, 남 욕하고, 남 탓하기 바쁜 시절에 참으로 오래 들어보는 자기 비판이라 즐거웠다.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가 오갔는데. 그중 최근 젊은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 요즘 10대나 20대가 독립적인 의식이 희박하다느니, 취업준비에 바쁘다느니,,,따위의 관성적인 이야기는 정말 아주 조금, 언급되고(이런 점도 분명 잊지는 말자 정도)있었으나, 일단 무엇보다, 페미니즘 자체가 과연 이들에게 어떤 의미와 한계를 주는가를 점검하는 데 집중되었다.

 

두 가지 상이한 이유들이 흥미롭다고 생각되는데. 하나의 경우는 미국의 사례를 통해서, 이명호 선생님이 발표하신 내용 중에서, 미국에서 몇년 전에 벌어진 논쟁을 소개하시면서 소개해준 내용이 재미있었다. 요 논쟁서도 한국의 십대 '개새끼론'처럼 언니 페미니스트들과 "요즘 젋은 것들"에 대한 논란이 불을 땡겨서, 언니 페미니스트들이 정치 의식도 없이 노예근성에 사로잡힌 것들이라고, "요즘 젊은 것들" 맹렬비판했다가, 자폭했다는 둥의 이야기에 덧붙여 근의 젊은 세대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는 이유에 대해 조사한 것 중

 

"페미니즘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었다.

하지만~~~~~~~남자를 뺏어갔다"

는 답변이 완전 재미있었다.

그렇지^^ 페미니즘은 지금 세대 여성들에게 <연애의 장벽> 으로 간주되거나, 페미니스트라는 것은 <남성의 기피대상>이라고 간주되는 게 현실이다. 다 집어치우고, 일단 연애를 하려면 페미니즘은 도움이 안된다. 아니 달리 말하면 페미니즘은 연애와 같은 삶의 디테일에 대한 새로운 윤리나 삶의 방식을, 적어도, 이들 "젊은 세대"에게는 전해주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인 것에 대한 이론과 실천에 있어서, 삶의 세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전언은 어떻게 전달되어야 할까?

 

풀리지 않는 고민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한다. 사회주의이던, 페미니즘이던, 실상 정치적인 것에 관한 이론이 삶의 세부에 관여하게 될 때. 실은 어떤 <과도한 개입에 따른 도그마화>가 발생한다는 점 말이다.

어떤 원칙을 말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 삶의 세부를 재정의하고, 분석하는 것이 저어되는 점도 이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좋은게 좋은거다...라는 태도를 취하자는 건 아니지만, 현실의 간지를, 이론의 성긴 어휘로 얽어내는 것의 위험성에 대한 자기 경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삶의 정치를 논하는 이론적 입장일수록말이다.

 

그러하니.

페미니즘을 공부해도, 연애를 망치지는 않는다는, 아니, 페미니즘 때문에 <연애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그런, 느닷없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는~~~~호호호

***아, 근데, 페미니즘이 현재 젊은 세대 여성에게 인기가 없는 이유, 특히 학문장에서...에 대한 진단은 아주 우울한 이야기인데. 실제로 한국에서 페미니즘이 전공으로 인정되지 않는 현실. 어떤 페미니즘 연구자도, <여성주의><여성문학> 등의 전공으로 교수가 된 사례가 없다는 점. 그날 거기 모인 모든 페미니즘 전공자 중 누구도 페미니즘으로 교수가 된 사람도 없을 뿐더러, 국문과나 영문과 같이 기존 학과에 정규직 교수로 재직중인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 그 자리에 참석한 학자들 중 3~4명도 안되었다는. 정년보장인 경우도, 교양학부교수이거나, 교양 관련 비정년인 경우가 대부분. 즉, 남성학자들이 선호하는 분야를 전공하지 않는 한 정년 보장 교수가 될 수 없다는 현실을 완전히 잘 보여주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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