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zzang11

 

 

 

무언가, 자각있는 여자가 되려는 적어도 1960년대 이후 태어난 한국 여성들에게 <전혜린>은 반드시 넘어야할, <질곡>이었다. <전혜린처럼 간주되는 것>은 일종의 <낙인>과 같았다.

 

얼마전, 어떤 중년의 남성 학자가 한국에 적응못하는 여성들의 태도를 <전혜린 병>이라고, 진심어린 충고를 하는 걸 보기도 했다.

역사적 사례로서, 전혜린이던, 누구던, 다 역사적 한계성을 지니며, 각기 계급적, 이념적 한계를 지닌다.

 

그러나, 유독 여성의 삶의 방식이나 여성 지식인들에 대해서는, 가혹하고, <전범적 가치>를 전적으로 부정하기도 한다.

전혜린에 대한 이러한 태도는 자기 반성을 모르는 남성 지식인들의 계몽주의적 장광설과도 결부된다.

 

물론 이런 계몽주의적 장광설이 남자만의 것은 아니다.

침묵 속에 길을 잃고, 자기 재현의 길을 잃어버린 어떤 존재들과

충고와 계몽과 정치의 이름으로 시끄럽게 범람하는 장광설의 틈새를

그 침묵과 장광설의 사이를,

그 사이의 언어를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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