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콩떡

 

 

 

요코하마에서 전투공동체, 내지는 뜻 그대로의 진지, 대 이케다형 최종병기그녀 양산시설, 요코하마 써드임팩트 준비위원회 등으로 공사다망히 진행되었던 한 달간의 일정이 막바지로 치닫던 출국 얼마 전이었습니다. 모토마치 쥬가카이, 모토마치 쥬가카이가 마치 엄마가 내이름 부르는 마냥 귀에  각인되던 즈음, net-a 팀원들은 일정의 마지막에 신미나토마을을 폭파하고 현해탄을 밀항할 것인지, 아니면 도쿄땅을 밟아 관광 못한 한을 씻고 성불할 것인지를 고민 중이었습니다.

 

뭐 테러까지 하기에는 ㅇㅋㄷ상도, 신미나토마을도 정이 들어서 한 수 접고 도쿄를 관광하던 우리는, 이 참에 '고엔지'에 가볼까! 하는 결심을 합니다. 그래서 고엔지 마츠리날에 맞춰 의욕차게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당도한 고엔지는 정말 넓었습니다. 여기서 아마추어의 반란 어떻게 찾지.....하던 우리는 결국

 

묻고, 묻고, 묻고, 물어서

 

결국 찾았습니다!

 

 

 

 

 

 

 

저 밑에 노란색으로 쬐끄맣게 쓰여있는 것이 <아마추어의 반란>입니다.........어떻게 찾으라구!

 

다시 봅시다.

 

 

 

까페 헤세이티 이후로 이렇게 <찾을테면 찾아봐라!>는 패기가 느껴지는 간판은 처음입니다.

 

이제 떨리는 마음으로 안으로 들어갑시다.

 

 

추억은사랑을싣고 풍으로: "마쓰모토 하지메씨가 맞으십니까?"

 

"예...제가 마쓰모토입니다만..."

 

 

 

 

 두둥! 마쓰모토상 등장입니다!

 

 

 

두근두근. 투비컨티뉴드를 기약하며 인터뷰 일정을 잡는 앨리스님, 신콩떡, 김안나님

 

 

 

 

그리고 기념사진! 촬영해주신 모라님이 빠져서 아쉽습니다 ㅜㅜ

 

 

 

그리고 인터뷰 당일입니다!

 

 

 

 

아기자기한 가게 안에 터질듯이 모여 앉은 4명입니다.

 

 

 

 

 

 

 

이 분은 통역을 담당해주신 신혜원씨입니다. 동경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혜원씨는 저의 중언부언해대는 말들을 유연하고 유머러스하고 막힘없이 전달해주셨답니다. 마쓰모토씨와 타케우치씨가 혜원씨의 일본어 실력에 깜짝 놀라기도 했지요.

 

그리고 인터뷰 내용 맛배기.....

 

 

신현아: 한국에서 같이 보고 있는 사람들이 “하지메마시떼”라고 전해달라고 했어요.

 

김선우: 아나키적으로다가...

 

신현아: 아나키적으로 인사해달라는데요

 

마쓰모토: 어렵네요

 

신현아: 이제 시작! 안녕하세요. 저희는 net-a 이고 지금 고엔지에 와서 마쓰모토 하지메씨와 타케우치상을 만나고 있습니다. 곤니찌와. 여기서도 라디오방송 같은거 하던데 계속 하고계신가요?

 

마쓰모토: 요즘은 별로 안합니다. 가끔씩 해요.

 

신현아: 보는 사람이 별로 없나봐요?

 

마쓰모토: 바빠서 귀찮아져서 안합니다. 가끔씩 하는데 여기가 아니고 조금 넓은 11호점이란데서 해요.

 

신현아: 그럼 지금 고엔지에 아마추어의 반란이 총 몇 개나 있는 건가요?

 

마쓰모토 하지메: 엄청나게 많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열고 ‘아마추어의 반란’이라고 하기 때문에 저도 다 알 수가 없어졌어요.

 

신현아: 그럼 먼저 코멘트를 하는게 좋을까요? 지금 여기 저희가 오게 된 건 <부산자취인연대>로부터 시작해서 가난뱅이들이 어떻게 같이 잘 살아볼 수 있을까와 같은 생각들을 하면서 마쓰모토씨 책도 읽고 이제 직접 만나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래서 약간 연예인 보는 기분? (웃음) 이미 한국 빨갱이들한테 연예인입니다. 그래서 고엔지에 대해서 책으로만 봤을 때는 작고 망해가는 상점거리를 살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되게 크고 또 되게 재미있고 신기한 사람들이 많고 가게들도 많고 좀 북적북적하는 분위기가 맘에 들었어요. 저희가 현재 요코하마에 한 달 동안 체류 중이었는데요, 요코하마는 예쁘고 아기자기하지만 재미가 없는 도시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럼 우선 처음에 여기 가게를 만들었을 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마쓰모토: 원래부터 고엔지에는 자주 술을 마시러 오거나 친구를 만나러 오긴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내 가게를 가지고 싶다고 생각을 하고, 친구들한테 이야기를 했더니 여기 저쯤 골목에 가게가 하나도 안남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럼 내일 바로 가보자 하고 갔죠. 정말 놀라웠던 건 저쪽에서 낡은 옷가게를 같이 하고 있는 야마사라는 사람이랑 둘이서 가서 대뜸 “가게를 하고싶은데요” 했더니 저희들이 어떤 사람인지 묻지도 않고 “그럼 얼마나 낼수있나?” 라고 하시길래 “한 달에 5만엔을 낼 수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할게요” 라고 했더니 “오늘부터 써” 라고하시면서 열쇠를 주시더라구요.

 

신현아: 그래서 저희도 항상 학교 안에서 활동하다 학교 밖에서 활동하려니 가게같은 거점이 필요하긴 합니다만, 역시 우리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들을 자주 하게 되고 학교 안에서 놀이처럼 했다가 학교 밖에서 하려고 하니 그걸로 먹고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말씀을 들어보면 쉽게 쉽게 만드신 것 같아서 신기하기도 해요.

 

마쓰모토: 거의 놀면서 운영하는 거랑 비슷한 처지예요, 이 가게는. 하면 어떻게 돼요.

 

김선우: 그런데 그런 활동들을 같이 하자고 했을 때, 보통은 사람들이 내 삶의 방식에 방해가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하거나 같이 잘 안모이게 되기도 하죠.

 

신현아: <부산자취인연대>를 할 때도 그냥 놀자고 하면 재미있게 했지만 막상 카페라던가 좀 더 큰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면 시간이 없다고 하거나 취직준비를 해야 한다거나 했거든요.

 

마쓰모토: 저희 역시도 어떤 큰 계획을 짜보려고 하는데요. 그렇게 큰 계획을 짤 때도 노는 것처럼, 난 굉장한 걸 하려고 하는데 같이 하자! 고 하면 “어라, 나도 끼워줘”하면서 모이게 되던 걸요. 그래서 늘 진지하게 하기 보다는 술마시다가 술마신 김에 해보기도 하다보니 일이 커지는 일이 다반사예요.

 

신현아: 그렇게 ‘재미있게 하는 것’이 가능한 기반 같은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가게도 역시 그렇고.

 

마쓰모토: 가게를 한다는 건 역시 재미있게 노는 식으로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운영이 잘 안되어서 망하기 직전이라면 열심히 해야 되죠. 절반은 놀면서 절반은 열심히 이렇게 하기때문에 가끔씩 이 장소를 지키기 위해서의 노력을 해야하긴 하지만 토탈로 보면 별로 힘들고 그런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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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본격 인터뷰이보다 인터뷰어가 말많은 막장인터뷰입니다.

 

 

 

 

 

 

 

갖은 긴장을 하며 눈알을 데룩데룩굴렸던 인터뷰가 끝나고, 이제 아마추어의 반란 16호점으로 향합니다!

 

 

<이날 참가해주셨던 타케우치씨. 정말 재미있고 좋은 분이셨습니다. 늘 진지한 타케우치씨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중인 모라님. 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던 걸까요 (........) >

 

아마추어의 반란 16호점은 술집입니다. 이 곳은 매일매일 점장이 바뀌는 컨셉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은 놀러왔던 외국인이 '오늘은 내가 해보겠어!' 하면서 메뉴판이고 뭐고 전부 외국어로 써놓는 바람에 손님도 점장도 대혼란! 메뉴판이 있되 무엇을 먹게 될 지 알 수 없는 돌발상황! 의 연발도 있었을 정도로 자유로운 곳입니다.

 

이 날 이 곳에서 밤새도록 놀면서 재미있는 사람들을 잔뜩 만나기도 했습니다.

 

 

 

<살벌한 표정의 선우찡과 마쓰모토씨>

 

 

 

 

사진가 아저씨. 타케우치상과 굉장히 즐겁게 이야기를 하길래, "아시는 분이세요?" 라고 했더니, "방금 처음 봤어요." 라고 대답하셨던 유쾌한 분입니다.

 

 

 

쿠마모토 깡촌에서 맨몸으로 달랑 도쿄로 상경한지 한 달 된 쇼헤이씨입니다. 상경해서 고엔지역에 온 지 10분만에 여자로 오해받아 헌팅당하고 무서웠다는 쇼헤이씨. 이 날 16호점에서 그 헌팅남을 다시 만나 약간 기모이~하기도 했답니다. 큐슈남정네는 모두 이렇게 생겼단 말인가! 라는 판타지를 잔뜩 심어준 쇼헤이군은 연고도 없이 달랑 몸만 고엔지에 와서 한 달째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내고 있지만 늘 즐겁다고 말하는 것이 그야말로 고엔지사람 답기도 했습니다.  사심을 가득담아 한 장 더올립니다. 하울을 닮았던 쇼헤이씨는 뭔가 외국인이랑 말하고 싶어!라는 눈으로 반짝반짝 쳐다보았지만, 언어의 장벽이 너무 높았습니다 ㅠ.ㅠ...

 

그리고 이 날 새벽 내내 아마추어의 반란 16호점에는 고엔지의 온 동네 사람들이 어이~하고 슥슥 문을 열고 모여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정말 자연스럽게 어울려서 즐겁게 낄낄대다가 흩어졌습니다. 그렇다면 다음에는 우리가 점장을 할 지도?!

 

그리고 이제 헤어질 시간입니다.

 

 

첫차를 기다리는 우리. 마지막에는 다같이 역 앞에 벌렁 누워서 첫차가 뜰 때까지 잤답니다.

 

이렇게 하루 동안의 고엔지 탐방은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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