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zzang11

 

 

웰슬리 대학 동아시아학과 초청 강연과, AAS(Association of Asian Studies) New England 발표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AAS 공식 일정이 오늘로 마감되고, 저는 내일 오전 출발합니다. 사진과 포스터를 올리려 했으나, 파일 용량이 커서 안올라가는군요. 저는, 강연에서는 <한국전쟁과 commemoration>에 대해서 3시간 정도 강연을 진행 했습니다. 소강당에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자리를 가득 메워주셔서, 아주 재미있는 논의들을 주고 받았습니다. 강연 전에는 학부생들 수업에 참관으로 들어가서,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아주 진지하고, 활달하고, 지적 호기심에 가득찬 많은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며 좋은 에너지를 나누었습니다.

 

이곳 웰슬리 대학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여자대학 중 하나로, 지금도 워먼 스터디즈의 산실이기도 합니다. 초청 강연 이틀 전날에는 웰슬리 대학의 워먼 스터디즈 학과에서 주최하는 <작가 초청 낭독회>에 참가했습니다. 캐러비안 아메리칸인 시인과 재패니즈 아메리칸인 소설가 두 사람이 참석해서, 자기 작품을 낭송하고 이야기하는 자리였는데, 우리 서평회를 떠올리며, 흥미로운 대비를 해보았습니다. 우리 서평회도 이곳, 웰슬리의 낭독회 못지 않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자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작가들은 아주 진지하고도, 재미있게, 작품을 낭독했는데. 그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게 참으로 흥미로왔습니다. 아마, 자유분방한 작가들이라, 그런듯도 합니다. 특히 캐러비안 아메리칸인 시인은 노래와 퍼포먼스에 가깝게, 그러나, 아주 문학적으로 자기 작품을 수행해서, 참으로 흥미로웠습니다. **이 낭독에 자극받아서, 다음 날 하루 종일 하바드 엔칭 연구소의 연구실에서 프리젠테이션 준비를 <다시>하게 되었다는 슬픈 소식도^^

 

옌칭 연구소는 워낙 유명해서,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연구실만 가보았지만^^ 연구실 라이프, 혹은 연구원 라이프는 어디나 다 똑같다는 좀 서글픈 현실^^

거기서 만난 유학생들은 한국 연구원들이나 마찬가지로 도시락 싸들고, 하루 종일 연구실에서 세월을 보내고 있더군요. 그 유명한 ㅠㅠ 하바드 대학은 마치 관광지나 다름 없고, 약간 '속된' 냄새가 풍기는 곳이라, 다소 의아했습니다. 게다가 엔칭 연구소는 거기서도 거의 무슨 창고같은, 게다가 아주 찾을 수도 없을만한 구석탱이에 있어서, 이곳 학생들은 옌칭을 <아시안 게토>라고 부른다는군요. 하바드 거주자로서의 자부심과 게토 주민으로서의 위축감이 묘하게 겹쳐있는 풍경이 옌칭의 풍경이랄까요...물론 단 며칠간의 인상일뿐.

하버드, 웰슬리에서 많은 학생들과 연구자들, 대학원생들을 만났습니다.정신을 좀 쉬게 한다는 차원에서 미국에서는 가능하면, 내가 떠나온 곳에 대해서는 잠시라도 잊어버리자 생각했으나, 이들의 얼굴들 속에 우리 팀원들 얼굴이 어른거리는 것까지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막겹쳐지는 인상이 그리 비관적이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문제는 어디서 공부하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공부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달까요.

 

오늘 오전에 독일 튀빙겐 대학 박사과정 학생이 먼 길을 날아와서, 오끼나와에서 전쟁 기억에 대한 발표를 했습니다. 제가 했던 강연 논의와 연결점이 많아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친구의 발표를 보면서, 한국에서 <지방 연구자>의 위치를 무언가,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그런 아이디어가 문득 떠올랐지만,,,,,계속 생각하면, 일을 하게 될 것 같아서, 떠오르는 생각을 멈추려고 무진장 노력했습니다. 약간의 단초라면, 외국에 나가면 동아시아, 또 그중에서도 티벳, 오끼나와...등등등 특정 로컬에 대한 관심이 정말 폭발입니다. 그런데 이에 대비해서 보면, 한국의 제주도나 광주는 왜 오끼나와나 티벳같은 <전지구적 문제틀>을 구성하지 못할까요? 실은 아주 단순하게, 이 로컬 전공자들이 전적으로 <지방이거나, 일국사적> 맥락외에는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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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까지 적고 있는데. 저를 초청해주신 선생님께서, 저녁 초대를 하셔서, 잠시 다녀와야겠습니다. 다시 글을 올리던가, 아니면, 화요일 귀국 후에 다시 보고드리죠. 다들,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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