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콩떡1

 

 

 

 

그린그림의 1, 2회 워크샵을 마치고 우리는 각자의 책 또는 노트를 갖게 되었다. 워크샵이 끝나고 나는 곧바로 인디자인 프로그램을 구했고, 추가로는 큰 스탬플러와 그린라이트紙를 갖고 싶어 하게 되었다. 2회 워크샵에서 우리가 Don't Do It Yourself (D.D.I.Y)에 관한 ‘선언문’을 읽고 시작하였던 것을 생각하면 바보같은 일이다. 이 장작개비 같은 충동심을 긍정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나도 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고, 사실은 ‘책을 만들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인 듯하다. 책을 만들게 해주고 싶었다.

 

내 주위의 모두에게, 너희들의 글은 모두 그 자체로 가치가 있으니, 자신의 이야기를 써서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글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닌 것은 문제인 듯도 하다......) 내 주위에는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고, 각자가 관심있는 공부의 분야도 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또는 전혀 길을 몰라서 그냥 ‘흥미’로만 아련하게 간직하고 접어버리는 사람들이 몇 있다. 그들을 생각하며 마치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낸 마냥, “여러분! 고기를 구웁시다!”하고 외치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자신의 손에서 만들어 질 수 있는 수많은 창작물 (요리, 목공, 또 무엇) 중에서 책이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자신이 ‘저자’가 된다는 경험일 것이다. 무형의 파일로 떠돌던 자신의 글이 물질화되어 지면을 얻고 안착한다는 것. 이것은 나의 말이 공적인 곳에서 퍼질 수 있다는 기쁨과도 비슷할 것이다. 그러니, 책을 만드는 것은 역시 굉장히 두근거리는 경험이다. 그 첫 번째 경험은 우리가 이전에 <풍기문란 밤놀이>를 진행하며, 관련 책자를 만들었던 것이다. 각자의 글을 써서 모으고 편집하고 인쇄해서 제본하여 각자가 결과물을 받아보았을 때 참 뿌듯하였다. 그래서 2회 워크샵 때 제본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나는 자꾸만 “맞아요, 맞아요”라고 하며 연신 주억거렸다. 생각해보면 ‘나..나도 해봤다는..! 나도 안다는..!!’하는 창피한 제스쳐이지만, 그래도 책을 만들어보았다는 것이 나 스스로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으며, 워크샵 과정 중에서 그 경험이 소중한 것이었음을 다시 보게 되었다는 제스쳐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은 대부분 그리 많지 않다. 나는 일전에 불었던 ‘20대 저자’ 열풍을 생각한다. ‘공적인 장에서 말을 갖기 어려운 자 (20대)들에게 말을 할 수 있게 하자, 그들도 자신의 발화를 물질화 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20대 저자’는 몇몇의 스타저자를 만들어내는 것에서 그치고 말았다. 그리고 이후 간간이 이어지던 ‘대안적인 20대 관련 서적’은 출판시장의 틈새상품으로 잠깐 빛났다가 금새 잊혀졌다. 우리는 이 ‘저자’라는 자리를 보다 더 ‘민주화’할 필요가 있다. (운동권적인 어투가 아니기를 빈다) 그저, 더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고 책을 갖고 기뻐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분법과 ‘또 다른 이야기’라는 구도가 아니라, 원래부터 이야기는 수만가지가 있다는 것을 나누고 싶다. 소규모 출판이 그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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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궈니즘으로 쓴 것이 아닙니다. 오해하지말아주세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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