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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소문 없이 찾아온 2012년 첫주에 일명 근국세미나나 팀이 학교 '밖'으로 나가 공부를 시도했습니다.

근국세미나팀의 새로운 이름을 신콩떡님께서 Side-B라고 재해석 해주셨어요. 그 뜻을 앨범에 비유했는데, 테잎으로 앨범을 듣던 당시 앞면을 A , 뒷면은 B라고 표기가 되었지요. 주로 타이틀곡이 들어있는 앞면의 곡들이 끝나면 '찰칵' 소리와 동시에 뒷면은 또다른 국면들에서 시작되는 '더 많은 노래들'을 만나는 장소가 됩니다. 그런 의미의 연장으로 Side- B는 테잎의 뒷면 처럼 근국세미나팀이 '찰칵'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아 공부와 삶을 만나는 장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제 근국세미나의 정식 이름이 되었습니다. 현재 Side-B는 역사의 기본적인 흐름들과 개념들을 공부한다는 취지로 근대국가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김준석|책세상 |2011.08.31

이 책은 근대국가를 서구의 발명품으로서 독일의 사회학자 베버가 근대 국가의 질서 유지의 기능으로 삼고 있는 '폭력의 독점'이라는 부분에서 출발합니다. 또한 근대국가의 성격을 전쟁과 주권 자본주의의 키워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중 전쟁을 통한 영국과 독일 프랑스등 유럽 근대국가의 출현을 좀더 면밀히 살피면서

입헌주의의 승리에 따른 19세기 유럽근대국가의 발전, 그로인한 국가의 역할과 폭력의 감소의 변화에 대해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3세계들이 서구와 같은 모델로 근대국가를 건설한 예시와 함께 한국의

근대국가 건설에 관한 내용도 빠트리지 않고 있습니다. 근대와 국가라는 거대한 구조를 이 책 한권으로 독파할수는 없을테지만 중요한 관점들은 안내해주는 좋은 거름이 된거 같습니다. 또한 단순히 역사적인 배경과 흐름뿐 아니라 우리 삶이, 나 자신이 그 안에 놓여 있음을, 현실과 맞닿아 있음을 놓쳐서는 안될것입니다.

 

Side-B는 세미나와 함께 학교밖의 공간에서 공부하기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이 취지에서 출발하여 현재는

공부의 나눔을 목적으로 학교밖을 벗어나, 도시안에서 공부 할수 있는 장소(이때, 공부라 함은 학문적인것만이

아니라 모든 관계속에 드는 비용과도 같은것입니다) , 공간은 있는가? 관계할수 있는 장소의 한계성을 느끼고,

또한 이 관계함은 어떤식으로든 '돈'을 매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생각은 실질적으로 공부를 위해 밖으로 나갔을때 드는 비용들을 체감하면서 행동으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찻값과 음식값은 터무니 없이 비싸다고 생각되니깐요^^) '돈' 매개는 공부 뿐아니라, 친구,연애등 모든 관계가 그렇지요. 그래서 일단 단순히 돈을 쓰지 않는것은 불편함과 곧장 만나는 일 입니다. 그 단순한 불편함을 통해서 우리몸은 어떤식으로 반응하며, 그 반응을 공부의 나눔을 통해서 어떻게든 슬기롭게 헤쳐나가보자 함입니다

 

. 12월 첫주 세미나는 부산 시립미술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시립미술관 실내의 '의자' 라고 하는게 좋겠군요. 전시장 안에는 관람객들이 앉을 수 있는 의지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오랫동안 실내의 의자 배치가 바뀌지 않았던 시립미술관이였기에, 좀 구석이기도 하고, 화장실 앞에 괜찮은 의자가 있었던것을 기억하며, 그곳을 머리속으로 '찌뽕'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의자는 사라지고 거기에 설치 작품이 떡하니 있더군요. 그 순간 이곳이 '미술관'임을 다시 환기 시키게 되었습니다.

 

 

 

부산 시립미술관 설치 작품. 이 사진을 찍은 의도는 원래 이 자리는 오랜시간동안 관람객들이 앉을수 있는 의자가 놓여있던 자리인데, 의자 대신 작품이 설치 되어있는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의자(관람자)와 작품(미술) 사이의 간격은 가까워진걸까요? 더더욱 멀어진걸까요?

 

화이트 큐브로 부터 시작해서 미술관의 위엄을 벗어나고자 창고나 페허를 개조해서 생겨나기 시작한 대안미술공간(전시장)들은 그 의미들이 변질됨에 따라 또다른 의미에서의 화이트 큐브라고 할수 있을것입니다.

각 섹션으로 나누어진 스펙터클한 전시장 안과 / 무수한 이미지와 체험들로 지친 육체와 정신이 잠시 쉬어가는

밖(전시장 밖)의 구조는 대형 멀티플라자나 백화점과도 닮아 있습니다. 그러니 미술관 안에서 공부하는 나의 몸은 대형 자본의 공간들의 쉼터(의자)에서 느꼈던 것과 동일한 몸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밖'(학교, 제도) 은 또다른 '안' 입니다. 좀더 공부하기 편한곳을 찾을수도 있겠지만, 이런 공공의 장소를 선택하는것은 '밖'이라는 의미를 다르게 사유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날 마침, 부산시립미술관에 좋은 기획의 전시가 있었습니다. 이 전시에 관한 리뷰는 Side-B의 가이님의 리뷰를 참고 해보시길 바랍니다. http://cafe.naver.com/agitproject/# 에서 지난 안녕 없는 생활들, 모험들 그리고 내년

 

 

 

거의 이런 자세로 2시간 남짓 강독을 이어가는 것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의지겠지요.

 

 

 

이건 뭔가 앞의 사진과는 다른 국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약간의 설정샷인 티가 나는군요

 

Side-B는 정해진것이 없이, 서로의 정동에 의해 계속 '다음'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양한 방식의 후기는 정동과는 또 다른 국면일것입니다. 오늘 코뮨주의 선언중(진은영) 코뮨주의와 유머를 읽다가 감동받은 부분이 있어 그 글을 한부분을 손수 적으며 마무리하려 합니다.

 

"유머리스트는 번번히 실패한다. 그러나 아무도 실패해본적이 없는 새로운 방식으로만 실패한다

그는 피로감 없이 유쾌하고 즐거운 실패들을 이어간다. 실패나 성공과 무관하게 오직 자기 활동속에

존재하는 유머리스트의 고요하고 영원한 기쁨"

 

 

부산시립미술관 별점: ★★★

< 공부하는 장소마다 별점을 매겨보기로 했습니다. 총 별점의 이유를 세미나 하셨던 분들이 댓글로 달아주시면 더 좋을거 같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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