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운동! 어디가?


 


최혁규(문화연대)


 

 2013년 문화연대 후원의 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후원의 밤 제목은 “문화연대, 어디가?!” 이다. 재정적인 사정으로 10월 말에 사무실이 이전하기도 했고 앞으로 문화연대의 (문화)운동 방향을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지은 이중적인 의미의 제목이다. 실제로 어딘가로 갔고 또 앞으로 어디로 갈지에 대한 고민을 익살스럽고 재미있게 풀려다 보니 “아빠! 어디가?”를 패러디한 것이다. 참 탁월한 선택이지 않았나 싶다. 특히 ‘어디로 간다는 것’은 어쨌거나 출발하는 곳이 있다는 말이니, 어디 가느냐고 묻는 행위는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모색과 동시에 현재의 자리에 대한 성찰도 동반하는 것이다. 참 괜찮은 후원의 밤 이름이다.


 거의 모든 시민단체가 매년 후원의 밤 행사를 하는데, 단체의 활동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음식과 술을 나누며 그동안의 활동을 소개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것을 함께 다짐하는 자리다. 또한, 적극적인 후원 요청을 통해 앞으로의 활동 자금을 마련하고 새로운 운동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는 창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후원의 밤은 함께 모여 지난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를 점검하고, 어떻게 미래로 나아갈지를 모색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운동의 점과 선과 면을 엮고 꿰매는 시간. 문화연대가 1999년에 창립되었으니 이번 후원의 밤은 문화연대의 문화운동의 14년이라는 세월을 엮는 셈이다. 나는 그 세월 안에 있다. 하지만 운동이 한 단체나 한 활동가의 것으로 환원되어서도 안 되지만, 활동가나 단체가 운동 속에 가려져서도 안 된다.


 아무튼, 나는 후원의 밤을 준비하기 위해 몇몇 지인에게 연락을 해서 후원을 요청했다. 그럴 때마다 지인들은 사회운동은 알겠는데 대체 문화운동이 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예술운동은 알 것 같은데 문화운동은 뭐냐고 묻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단순하게 이야기했다. 사회운동이 더 좋은 사회를 위한 운동이라면 문화운동은 더 좋은 문화를 위한 운동이라고.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둘은 다른 것이 아니라고. 또한, 예술운동은 개별 장르들이나 예술이라는 특화된 형태에 대한 운동이라면 문화운동은 예술뿐만이 아니라 모든 문화적 표현물들에 대한 운동이라고. 그리고 문화적인 것들을 창조하고 향유할 문화적 권리, 그리고 다양한 문화적 차이들이 공존할 수 있는 문화적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운동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문화운동은 자본의 동학 시스템과 그것이 재생하는 문화 권력에 대해 저항하기도 하고, 자본의 영역 밖에 있는 대안적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활동이다. 이런 것이 바로 문화연대의 문화운동이다. 이 운동이 어느새 14년을 맞이했고 지지와 응원을 바라는 후원의 밤 행사를 연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4대 국정기조 중 하나로 문화융성 내세울 정도의 문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만큼 그동안의 문화운동에 대한 점검을 통해 앞으로의 문화운동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문화연대 후원의   밤을 맞이해서 이런 질문을 해본다. 문화운동! 어디가?

 

 

 

**************************************

 

최혁규
문화연대
문화사회연구소 / 문화정책센터
(121-802) 서울 마포구 공덕동 120-10 백광빌딩 3층
Tel) 02-745-1603/ Fax. 02-737-3837
http://www.culturalaction.org/xe/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