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ulture 합평회: '함께-있음'의 '사이-공간'
연구모임 아프-꼼은 지난 시간동안 Lo-culture 서평회를 통해서 우리가 터한 ‘하단(下端)’이라는 끝의 자리(local)를 출발 삼아 여러 분야의 저자들과 함께 다양한 예술 분야를 접목시키는 실험을 해왔습니다. 이는 아카데미/중앙/거대출판자본 등을 중심에 두지 않고 바깥으로 향하며, ‘글’을 매개로 함께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움직임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합평회 또한 우리의 역사들을 밑거름 삼아 한걸음 더 나아가는 또 다른 자리로서 ‘소유’하지 않고 ‘함께’ 나누어 쓰며 스며드는 말이 담기는 자리를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자리 너머의 자리를 만드는 궤적
‘걸음’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내내 뒷걸음만 치고 있을 때 망설임 없이 성큼 다가왔던 ‘걸음’이 있었습니다. 외발로 서야할 때 함께 외발로 서서 왼발을, 오른발을 내딛어준 ‘우애의 걸음’들이 있었습니다. 더디기만 했던 그 걸음들이 때론 어휘가 되고, 때론 이름이 되고, 때론 장소가 되어 작은 공동체를 만들어갔습니다. 그렇게 ‘한걸음’ 내딛었습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은 ‘한걸음’이었지만 함께 걷는 그 걸음이 누군가에겐 ‘한달음’이 되어 일상 속에서 작은 희망을 조형할 수 있는 삶의 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힘으로 다시 ‘한걸음’ 앞으로 내딛습니다. ‘한걸음’이라는 무한한 걸음의 힘을 ‘당신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앞으로 내딛는 ‘한걸음’처럼 한 마디의 말을 밖으로 내어 놓습니다. 말을 주고받는 힘이란 기꺼이 함께 걷는 그 걸음의 힘과 다르지 않은 것이겠지요. 한걸음을 내딛는 힘으로 한마디를 하고 한마디를 내미는 힘으로 한걸음을 다시 내딛습니다. 그렇게 (한)걸음과 (한)마디로 조형한 ‘자리’에 여러분들을 초대하고자 합니다. 철학자 양창아와 연구모임 아프-꼼이 영화응원기업 모퉁이 극장에서 한걸음 내딛으며 말들을 나눕니다. 기꺼이 한마디 내어주시고 한걸음 내딛어주셔서 나눔과 돌봄의 ‘자리’를, 작은 공동체를 만드는 데 동참해주시길 고대합니다.
철학자 양창아 소개 : <연구모임 비판과 상상력>에서 여러 동료들과 함께 이래저래 부딪히며 공부하고 활동하고 있다. 한때 많은 시간을 혼자서 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과 여성학을 공부하는 데 보내고 있다가, 이 동료들을 만나 <공간초록>에 드나들게 되고 또 다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만남(또는 관계맺음)’의 문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홀로 공부할 때도 갖고 있던 이 질문, ‘우리는 누구와(무엇과) 어떻게 관계맺고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다르게 관계맺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지금은 전혀 다른 질(質)로 나를 괴롭히고 움직이게 한다(부산대학교 철학과 박사수료).
모퉁이 극장 약도를 참고해주세요. 문의)010-2822-2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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