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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연구모임 아프꼼 월례 연구/발표회: 199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퀴어-정치 후기

 

 

박채린

 

 

 

 

위에 그 시대의 사상이나 풍조 등을 드러낼 수 있는 미술의 창작자는 자신의 그리는 행위와 그 결과물에 정치성을 부여하려고 하는 시도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한국에서 90년대 이후 페미니즘의 대두와 동시에 등장한 퀴어 미술은 한국사회의 퀴어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서양미술사의 퀴어 미술 배제가시화를 통한 퀴어 소비방식과 더불어 민중 미술속에 포함 시킬 수 없는 퀴어 미술의 퀴어 화라는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 이를 통해 미술이라는 예술적 분야가 서구와 비서구를 떠나 아직은 위계 없는 세계 언어가 결코 아님을 알 수 있다.

 

되고 정상적이며 당연하다고 일컫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도전과 저항을 하며 성, 인종, 젠더, 민족성 등의 상호 교차적인 성격을 가지는 퀴어는 그 자체가 사회적 주류로부터 게토된 상태이면서, 실상 퀴어 내부는 위계적이고 권위적이며 수직적인, 일명 주류 사회의 성격을 띠고 있다. 예를 들어 섹슈얼리티적 퀴어 속에서도 주를 이루는, 게이, 레즈비언과 그 이외의 젠더의 관계, 게이와 레즈비언의 관계, 더 들어가서 게이와 레즈비언 각각의 내부에서도 권력의 우위와 하위가 나뉘는 것이다. 이러한 게토 속 권위는 퀴어라는 단어의 정의와 부합하지 않는 성격이 아닐까.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수업으로써 이 주제를 듣는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전에 내가 들었던 미술과 관련된 수업들은 동서양의 미술사, 혹은 각 시대별 화가들의 나열과 설명을 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그 속에서 현대의 신생이론과 사조를 다루기에는 제한되어있는 강의시간으로는 부족했다. 한 학기로 정해져있는 강의에서 고대, 중세, 근대, 현대를 모두 다루는 것은 수박 겉핥기라는 것이다. 미술사의 경우, 다양한 사조들의 연속이며 주로 중세와 근대사조들의 비중이 컸다. 그러나 이번처럼 현대의 신생사조, 그 중에서도 주류문화에서 배척당하고 소외되는 퀴어 문화사조를 다루는 나름의 특이점이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고 집중하게 하는 강점이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듣는 동안 한 가지 마음에 걸리던 점이 있었다. 이후 토론자가 이야기 했듯이 발표의 앞부분에서 퀴어는 섹슈얼리티의 영역뿐만 아니라 인종이나 민족성 등 다양한 사회적 게토의 집합과 교차이며, ‘퀴어가 섹슈얼리티인가?’라는 물음에 이분법적인 /아니요라는 대답을 할 수 없다는 설명을 했지만, 발표자가 그 뒤로 다루는 퀴어 미술은 오로지 섹슈얼리티적인 퀴어만을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섹슈얼리티적 퀴어라는 부분은 퀴어의 가장 잘 알려지고 다루기 쉬울 수 있는 부분이라는 입장에서, 발표의 대주제로써 퀴어 전체를 다루기보다는 세부적인 부분을 다루는 방향을 잡았으면 어땠을까 라고 감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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